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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코로나 때보다 심하다"… 헬스장 폐업 553곳, 진짜 이유는 따로 있었다

by 디그놋 2026. 8.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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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장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속도가 코로나19 팬데믹 때보다 빠릅니다. 영업 제한으로 문을 닫아야 했던 그 시기보다, 아무 규제도 없는 지금 더 많은 체육관이 간판을 내리고 있다면 원인은 바이러스가 아니라 다른 곳에 있다는 뜻입니다. 업계는 그 원인을 러닝 열풍으로 지목하지만, 숫자를 뜯어보면 진짜 범인은 운동화가 아니라 주사기입니다.

 

코로나보다 독한 폐업

체력단련장업 폐업 건수를 코로나 시기와 나란히 놓으면 역설이 드러납니다.

  • 2020년(팬데믹 1년차) 430곳
  • 2021년(영업제한 지속) 401곳
  • 2024년 570곳, 역대 최다
  • 지난해 553곳, 역대 두 번째

영업을 강제로 막았던 시기보다 지금 폐업이 더 많다는 것은, 헬스장이 외부 충격이 아니라 수요 자체가 구조적으로 줄어드는 국면에 들어섰다는 신호입니다.

 

러닝화보다 무서운 주사 한 방

업계는 표면적으로 러닝 열풍을 원인으로 꼽습니다. 실내 기구 운동 인구 일부가 야외 러닝으로 옮겨간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러닝은 헬스장 수요를 대체할 뿐 시장 자체를 줄이지는 않습니다. 진짜 파괴력은 GLP-1 계열 비만치료제, 위고비와 마운자로에서 나옵니다. 이 약물의 처방 점검 건수는 한 달 만에 16만 8677건에 달했습니다.

 

헬스장이라는 상품의 본질은 "땀 흘려 감량한다"는 노력의 서사였습니다. 그런데 주사 한 방으로 체중이 빠지는 대안이 대중화되면, 헬스장이 팔아온 것은 운동 공간이 아니라 노력이라는 가치 자체였다는 사실이 드러납니다. 그 가치를 약물이 대체하는 순간, 헬스장 산업의 존재 근거 일부가 통째로 사라집니다. 러닝은 경쟁자지만, 비만약은 시장 자체를 축소시키는 대체재입니다.

 

회원권은 누가 책임지나

문제는 헬스장이 문을 닫을 때 소비자가 떠안는 몫입니다. 선불식으로 6개월, 1년 치를 미리 결제한 회원들은 폐업 통보 한 장으로 잔여 금액을 날립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폐업 14일 전 통지를 의무화하는 표준약관을 마련했지만 강제성이 없는 권고에 그칩니다. 보증보험 가입을 의무화하는 체육시설법 개정안은 여러 건이 발의됐지만 국회 소관위에서 진척이 없습니다. 대법원은 2014다220567 판결에서 사업자 폐업 시 잔여 대금을 돌려받을 권리를 인정했지만, 이미 폐업한 사업자에게 판결문 하나로 돈을 받아내는 일은 별개의 싸움입니다.

 

결론

법과 제도가 따라오기를 기다리는 동안, 개인이 취할 수 있는 방어는 명확합니다. 장기 선불 결제 대신 월 단위 결제를 우선하고, 부득이 장기 결제를 한다면 신용카드 할부로 결제해 할부항변권을 확보해야 합니다. 계약 전 사업장의 보증보험 가입 여부를 확인하는 것도 최소한의 안전장치입니다. 헬스장 산업의 재편은 이제 막 시작됐고, 그 비용을 소비자가 먼저 떠안는 구조는 법 개정 전까지 바뀌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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