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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달리기가 제일 돈 안 든다더니"… 마라톤 참가비 15만원, 이 돈 다 어디 가나 총정리

by 디그놋 2026. 9.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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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JTBC 서울마라톤 풀코스 참가비가 15만원으로 공개됐습니다. 지난해 10만원이었으니 1년 만에 50%가 올랐습니다. 10km 부문도 8만원에서 10만원이 됐습니다. 러닝은 흔히 "운동화 한 켤레만 있으면 되는 운동"으로 불립니다. 그러나 대회에 한 번 나가는 순간 비용 구조는 완전히 달라집니다. 참가비만 15만원, 카본화까지 갖추면 수십만원이 더 듭니다.

1년 새 50%, 어디까지 오르나

최근 국내 주요 마라톤 참가비 흐름은 다음과 같습니다.

  • JTBC 서울마라톤: 풀코스 10만원 → 15만원, 10km 8만원 → 10만원 (2026년)
  • 동아마라톤: 2015년 풀코스 5만원 → 현재 7~10만원 (10년 새 약 2배)
  • 춘천마라톤: 2023년 1만원 인상해 8만원
  • 런 5·18: 5.18km 코스에 5만1800원 ("5·18" 상징 숫자를 참가비에 반영)

전국 마라톤 대회 수는 2022년 346개, 2023년 358개, 2024년 389개로 매년 늘었습니다. 러닝 인구는 1000만 명으로 추산됩니다. 수요가 폭발하는 시장에서 가격이 오르는 것 자체는 자연스럽습니다. 문제는 오르는 속도, 그리고 그 돈이 어디로 가는지 보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JTBC 서울마라톤은 모집 인원이 3만2000명 규모이고, 한 러너는 온라인에서 참가비 총액을 "40억 원"으로 추산했습니다. 정확한 총액과 사용 내역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참가비는 오르는데 급수대는 그대로

주최 측이 대는 인상 사유는 대체로 같습니다. 도로 통제 비용 증가, 안전 관리 강화, 스폰서 환경 악화, 대회 서비스 개선입니다. 말은 되지만 참가자가 검증할 방법이 없습니다. 참가비 총액이 수십억 원에 이르고, 대회일보다 몇 달 앞서 접수해 예치하면 이자 수익만 해도 적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현장에서는 급수대가 부족하고 통제 인력은 미숙하며 코스 안전사고가 반복된다는 지적이 매년 나옵니다.

돈을 올린 만큼 대회가 좋아졌다는 증거를 참가자는 받지 못합니다. 보스턴·뉴욕·도쿄 같은 해외 메이저 대회는 참가비가 비싸도 마라톤 엑스포와 지역 상생 프로그램으로 도시 전체가 함께하는 축제로 굴러갑니다. 국내 대회는 일방적인 도로 통제로 인한 시민 갈등과 "상업적 행사"라는 인상만 쌓입니다. 광주시는 런 5·18 참가비가 비싸다며 주최 측에 인하를 요구했고, 주최 측은 참가비를 내리는 대신 일부를 지역사랑상품권으로 돌려주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가격이 합리적이었다면 나오지 않았을 대응입니다.

대회가 아니라 '입장권'을 파는 시장

2026년 JTBC 서울마라톤은 계층형 추첨(래플) 방식을 새로 도입했습니다. 돈을 낼 준비가 돼 있어도 뽑혀야 달립니다. 레이스팩도 택배 배송을 없애고 러닝 엑스포 현장 수령으로 바꿨습니다. 지방 러너는 배번표 하나 받으려고 연차를 더 써야 하고, 그 부담은 고스란히 참가자에게 넘어갔습니다.

이 구조의 핵심은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입니다. 수요는 1000만 명으로 폭발했지만, 대규모 도심 대회를 열 수 있는 주관사는 방송사와 몇몇 대행사로 한정됩니다. 공급이 독과점이고 수요는 사실상 무한하니 가격 결정권은 전적으로 주최 측에 있습니다. 여기에 완주 메달, 기록증, 기능성 티셔츠처럼 "돈으로 사는 성취의 증거"가 붙습니다. 러닝화 시장도 같은 흐름입니다. 나이키 알파플라이3는 정가 32만9000원인데 중고 거래에서는 웃돈 14만원이 붙어 46만원대에 팔립니다. 달리기가 건강을 위한 운동에서 남에게 보여주는 지위재로 옮겨가는 동안, 비용을 매기는 쪽은 그 심리를 정확히 읽고 있습니다.

러너가 소비자라는 사실

대회는 공공재가 아니라 상품입니다. 상품이라면 소비자의 판단이 작동해야 합니다.

첫째, 참가비 대비 무엇을 받는지 따집니다. 완주 메달과 기념품의 원가는 대체로 1만~2만원 선입니다. 나머지 12만원 이상이 어디에 쓰이는지 주최 측에 내역 공개를 요구할 근거는 충분합니다.

둘째, 메이저 대회만 대회가 아닙니다. 참가비 2만~4만원대에 운영이 탄탄한 지역 대회가 전국에 많습니다. 기록은 대회장이 아니라 그 전 6개월의 훈련이 만듭니다.

셋째, 추첨에서 떨어졌다고 웃돈을 주고 양도받지 않습니다. 그 순간 암표 시장이 유지됩니다.

참가비 15만원이 비싼지 싼지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그러나 그 돈이 어디로 가는지 묻지 않고 매년 올려 받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순간, 다음 인상의 명분은 이미 주최 측이 쥡니다. 달리는 일 자체에는 돈이 거의 들지 않습니다. 돈이 드는 것은 달리기를 둘러싼 시장입니다. 그 둘을 구분하는 데서 시작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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