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부동산

2026 종부세 개편, '똘똘한 한 채'는 정말 흔들릴까 — 시가 46억 기준의 함정

by 디그놋 2026. 8. 22.
반응형

정부가 8월 3일 내놓은 2026년 세제개편안의 핵심은 종합부동산세를 '보유'가 아니라 '거주' 기준으로 다시 짜겠다는 것입니다. 실거주자에게는 기본공제를 12억 원에서 14억 원으로 올려주고, 실거주하지 않는 1주택자는 오히려 9억 원으로 낮춥니다. 집을 갖고만 있지 말고 들어가 살라는 신호입니다. 그런데 이 개편안이 실제로 겨냥하는 주택은 전국에서 몇 채나 될까요. 그 답을 따라가 보면 정책의 방향과 시장의 반응 사이에 상당한 간극이 보입니다.

숫자로 보는 개편안

이번 개편의 뼈대는 가격 구간별로 세 부담을 완전히 다르게 설계했다는 데 있습니다. 공정시장가액비율도 1주택자는 60%에서 70%로, 다주택자는 2028년까지 80%로 단계적으로 올라갑니다. 구간별 변화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시가 20억 원 이하 실거주 1주택 — 종부세 과세 대상에서 제외
  • 시가 20억~30억 원 — 오히려 세 부담 감소 (기본공제 상향 효과)
  • 시가 30억~40억 원 — 세액 변동 미미
  • 시가 35억~46억 원 — 완만한 증세 구간 진입
  • 시가 46억 원 초과 — 세 부담 급격히 확대, 초고가 1·2주택자에 3주택자와 동일한 최고 5.0% 세율 적용

시가 60억 원짜리 반포자이 실거주 1주택자가 연 1100만 원의 종부세를 추가로 내야 한다는 사례가 화제가 된 것도 이 구간 때문입니다. 반대로 시가 30억 원 수준 주택은 기본공제 상향 덕에 종부세가 91만 원에서 76만 원으로 오히려 줄어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마용성은 웃는다

문제는 서울 아파트 시장의 중위 가격대가 대부분 이 증세 구간 아래에 있다는 점입니다. 마포·용산·성동, 이른바 '마용성'을 포함한 서울 대다수 지역의 실거주 1주택은 시가 30억 원을 넘지 않습니다. 개편안이 실질적으로 세 부담을 늘리는 대상은 강남 3구와 용산 일부, 그리고 반포·잠실급 초고가 단지에 집중됩니다.

정작 '똘똘한 한 채' 심리를 만들어낸 서울 상급지 다수는 이번 개편의 사정권 밖에 있습니다.

경향신문을 비롯한 여러 매체가 이를 두고 "절반의 개편"이라 평가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자산이 많은 사람일수록 세 부담이 커지는 방향 자체는 맞지만, 정작 시장 참여자 대다수가 지켜보는 가격대는 오히려 감세 효과를 누리게 됩니다.

거주냐 보유냐, 정책이 놓친 질문

세제로 자산 선택을 바꾸려는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2005년 종합부동산세 도입 당시에도 다주택자와 고가주택 보유자를 겨냥했지만, 서울 강남 집값은 이후에도 꾸준히 상승했습니다. 세금이 오르면 자산가는 버티거나 증여로 넘기는 선택지를 찾았고, 결과적으로 공급이 부족한 지역의 희소성 프리미엄은 세율 인상만으로 꺾이지 않았습니다.

'똘똘한 한 채' 전략이 유지되는 근본 이유는 세제가 아니라 공급 구조와 자산 격차에 있습니다. 특정 지역의 주택 공급이 제한적이고 그 지역의 자산 가치가 다른 자산군보다 안정적으로 우상향해왔다면, 세 부담이 다소 늘어도 보유 유인은 쉽게 사라지지 않습니다. 이번 개편안이 실거주를 유도하는 방향 자체는 합리적이지만, 상급지 쏠림이라는 구조적 문제까지 풀어낼지는 별개의 질문입니다.

결론

이번 개편으로 세 부담이 실제로 늘어나는 가구는 전체 주택 보유자 중 소수에 그칩니다. 따라서 이 개편안을 시장 전체의 방향타로 해석하는 것은 성급합니다. 개인이 지금 해야 할 일은 정책 발표에 일희일비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보유한 주택의 공시가격과 실거주 여부를 기준으로 자신이 실제로 이번 개편의 적용 구간에 들어가는지부터 냉정하게 계산해보는 것입니다. 비거주 1주택이나 다주택을 보유하고 있다면 공정시장가액비율 인상 스케줄까지 감안해 보유·매도·증여 중 어느 쪽이 유리한지 세무 전문가와 함께 구체적인 수치로 비교해볼 시점입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