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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종부세 4배 오른다는데 다주택자들이 오히려 웃는 이유

by 디그놋 2026. 8.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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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다주택자에게 보내는 신호가 묘하게 엇갈립니다. 한쪽에서는 보유세를 최대 4배 넘게 올리겠다고 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팔 때 물리는 양도세를 오히려 깎아주겠다고 합니다. 세금을 무겁게 물릴 대상이라면 들어오는 문도 나가는 문도 모두 좁혀야 앞뒤가 맞을 텐데, 정부는 나가는 문만 넓혀주고 있습니다. 이 모순처럼 보이는 설계 안에 이번 세제개편의 진짜 목적이 숨어 있습니다.

보유세는 최대 4배까지

기획재정부가 8월 3일 내놓은 2026년 세제개편안의 핵심은 종합부동산세를 실거주 여부로 갈라 매기는 것입니다. 1주택자 기본공제는 실거주자의 경우 12억 원에서 14억 원으로 올라가지만, 비거주자는 오히려 12억 원에서 9억 원으로 낮아집니다.

체감 격차는 구체적인 사례에서 더 뚜렷합니다.

  • 시가 40억 원 아파트: 실거주 시 종부세 325만 원, 비거주 시 1114만 원
  • 시가 40억 원, 10년 보유 60대 소유자: 2028년 기준 현행 263만 원에서 1114만 원으로 4.2배 증가

이 설계의 표적은 명확합니다. 전세보증금을 끼고 사들이는 갭투자, 그리고 실거주 없이 자산으로만 보유하는 '비거주 한 채'입니다. 그동안 '똘똘한 한 채'로 불리며 절세 전략의 정석처럼 여겨졌던 고가 1주택 보유 방식이, 실거주하지 않는 순간부터는 더 이상 유리하지 않게 됩니다.

닫히는 문 옆에 열리는 문

동시에 발표된 양도소득세 조정은 정반대 방향을 가리킵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세율을 2028년까지 한시적으로 낮추기로 한 것입니다. 2027년에는 2주택자 중과세율이 20%포인트에서 5%포인트로, 3주택 이상은 30%포인트에서 10%포인트로 내려갑니다. 2028년에는 소폭 올리되 현행보다는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합니다. 지난 5월 이후 이미 중과세율로 세금을 낸 다주택자에게도 소급 적용됩니다.

보유세는 죄고 양도세는 풀어준다는 것은, 보유하고 있으면 매년 손해가 커지지만 지금 팔면 상대적으로 세금을 덜 물리겠다는 신호입니다. 버티기와 매도 사이에서 다주택자가 내려야 할 선택지를, 정부가 숫자로 설계해 준 셈입니다.

정부가 노리는 것은 매물이다

두 세금이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정부의 최종 목표는 세수 확보가 아니라 매물 출회이기 때문입니다. 보유세만 올리면 다주택자는 세금을 감수하며 버티거나, 시장에 충격을 줄 만큼 급하게 던지는 매물이 쏟아질 위험이 있습니다. 반대로 양도세만 낮추면 절세 유인 없이도 계속 보유하는 쪽을 택할 수 있습니다. 두 세금을 동시에 조정해야 '지금 팔면 그나마 낫다'는 계산이 다주택자 쪽에서 자연스럽게 나옵니다.

이 구조를 이해하면 개인이 취해야 할 대응도 분명해집니다. 보유 주택의 실거주 여부를 먼저 점검하고, 비거주 고가 주택 한 채를 계속 끌고 갈 실익이 있는지 세 부담 시뮬레이션으로 따져봐야 합니다. 다주택자라면 2027~2028년 한시적으로 낮아지는 양도세 구간 안에서 매도 시점을 조정하는 것이 유리한지 계산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정책이 만들어 놓은 퇴로는 영구적이지 않습니다.

그 문이 다시 닫히기 전에 스스로 계산기를 두드려야 할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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