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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내 집 전세 주고 나도 전세 사는데"… 비거주 1주택 전세대출, 2027년부터 막힌다는데 총정리

by 디그놋 2026. 9.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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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난 8월 13일 내놓은 부동산 금융대책의 핵심은 '비거주 1주택자'라는 낯선 범주입니다. 수도권이나 규제지역에 아파트 한 채를 갖고 있으면서, 그 집에 본인도 배우자도 주민등록을 옮겨 산 적이 없고, 세를 놓고 있는 사람입니다. 이 세 조건을 모두 채우면 2027년 1월 1일부터 보증기관의 전세대출 보증이 막힙니다. 사실상 전세대출을 받을 수 없게 된다는 뜻입니다. 금융위원회는 대상을 약 6만 명, 9조 6000억 원 규모로 추산했습니다.

그런데 규제를 피하는 방법이 대책 발표문 안에 이미 적혀 있습니다. 그 집에 단 하루라도 전입해 산 이력이 있으면 대상에서 빠집니다.

실거주 이력이라는 허술한 방아쇠

이 규제의 방아쇠는 '가격'도 '보유 기간'도 아닌 '주민등록 이전 이력'입니다. 본인이나 배우자가 과거에 그 집으로 주소를 옮긴 기록이 하루라도 있으면 규제 대상이 아닙니다. 직장 이전이나 부모 봉양처럼 불가피하게 실거주하지 못한 사정도 예외로 인정합니다. 여기에 더해 "비거주 사유의 불가피성이 명백하다고 금융사 여신심사위원회가 인정하는 경우"라는 포괄 예외까지 뒀습니다. 판단을 은행 자율에 넘긴 것이며, 금융위도 "제도의 빈틈을 완전히 막기는 어렵다"고 인정했습니다.

결국 진짜 갭투자를 걸러내는 그물이 아니라, 전입신고 한 번을 번거로워하지 않는 사람은 통과시키는 체에 가깝습니다. 규제의 실효성이 소유자의 성실성이 아니라 요식 절차 하나를 밟느냐 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규제를 설계하면서 회피 경로를 같이 공개한 셈입니다.

세입자를 먼저 겨누는 화살

더 넓게 적용되는 조치는 따로 있습니다. 1주택자가 전세를 얻을 때 보증기관이 서주는 보증 비율이 낮아집니다. 수도권·규제지역은 80%에서 70%로, 그 외 지역은 90%에서 80%로 내려갑니다. 2027년 1월 1일부터입니다. 보증 비율이 내려가면 은행이 떠안는 위험이 커지고, 그만큼 세입자가 받을 수 있는 전세대출 한도도 줄어듭니다.

집주인의 전세대출을 조이면 그 부담은 임대차 시장 전체로 번집니다. 통계가 이미 방향을 보여줍니다.

  • 2026년 1~2월 누계 전국 월세 비중 68.3%. 2022년 47.1% 이후 5년 연속 상승해 최고치입니다.
  • 서울 아파트 월세 비중은 올해 상반기 52%로, 1년 전 43.9%에서 8.1%포인트 올랐습니다.
  • 2월 전국 전세 거래량은 1년 전보다 26% 줄었습니다.

전세를 공급하던 다주택자와 비거주 1주택자가 대출길이 막히면 전세를 월세나 반전세로 돌리거나 아예 매물을 거둡니다. 전세 매물이 줄면 남은 전세의 보증금이 오르고, 그 전세를 얻으려는 세입자의 대출 한도는 축소됩니다. 투기 수요를 겨눈 규제가 실수요 세입자의 선택지를 먼저 좁히는 구조입니다.

거주하지 않는 집에 매기는 벌점

전세대출만이 아닙니다. 종합부동산세 개편도 같은 신호를 보냅니다. 실거주하는 1주택자는 기본공제가 12억 원에서 14억 원으로 오르지만, 실거주하지 않는 1주택자는 9억 원으로 내려가 다주택자와 같은 기준을 적용받습니다. 한 채를 가졌느냐가 아니라 그 집에 사느냐가 세 부담을 가릅니다.

전세대출 규제와 종부세 개편이 겹쳐 보내는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집을 세 주고 다른 곳에 사는 방식 자체에 비용을 매기겠다는 것입니다. 소유자 입장에서 합리적인 대응은 두 가지입니다. 실거주 이력을 만들어 두거나, 전세를 월세로 돌려 규제와 무관한 현금 흐름으로 바꾸는 것입니다. 어느 쪽이든 전세 매물이 시장에서 더 빠르게 사라지는 방향으로 인센티브가 작동합니다.

지금 확인해야 할 것들

세입자라면 두 가지를 점검해야 합니다.

  • 전세대출을 계획 중이라면 보증 비율이 낮아지는 2027년 1월 1일 전후로 한도가 달라집니다. 계약과 대출 실행 시점을 이 날짜에 비추어 따져봅니다.
  • 전세 매물 감소를 전제로, 반전세나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되는 전월세전환율을 직접 계산해 전세 보증금 부담과 비교합니다.

수도권에 아파트 한 채를 보유하고 세를 놓은 사람이라면 역시 두 가지입니다.

  • 보유한 집에 과거 전입 이력이 있는지 주민등록 초본으로 먼저 확인합니다. 이력이 없다면 직장 이전이나 부양 등 불가피 사유의 증빙을 미리 정리해 둡니다.
  • 규제 시행 전에 전세 계약 갱신 시점이 온다면, 보증 비율 축소로 세입자의 대출 한도가 줄어드는 점을 감안해 보증금 수준을 조정합니다.

정부는 투기와 실거주를 가르는 선을 '주민등록'에 그었습니다. 그 선은 하루면 넘을 수 있을 만큼 낮지만, 넘지 않은 사람에게는 전세대출 보증도 종부세 공제도 사라집니다. 규제의 완성도를 탓하기보다, 각자가 자기 상황을 이 선에 비추어 지금 계산해 두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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